신증후성 출혈열은 국내에서 주로 가을철에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으로, 한탄 바이러스에 감염된 설치류의 배설물과 접촉하거나 그로 인해 생긴 먼지를 흡입함으로써 전파됩니다. 이 질환은 초기 증상이 감기와 유사하지만, 신장 기능 저하나 출혈 증상 등으로 악화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합니다. 이 글에서는 신증후성 출혈열의 주요 증상, 감염 경로, 그리고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예방수칙과 백신 정보를 종합적으로 다룹니다.
신증후성 출혈열 주요 증상
신증후성 출혈열은 명확한 5단계의 임상 경과를 보이며, 각 단계마다 증상의 특징과 심각성이 다릅니다.
1. 발열기(Febrile phase): 감염 후 4~21일의 잠복기를 거쳐 갑작스러운 고열(39~40도), 두통, 오한, 안구통증, 근육통, 피로감이 나타납니다. 환자는 눈 주위의 출혈이나 결막 충혈을 겪기도 하며, 이 시기를 감기 또는 독감으로 오인하기 쉽습니다.
2. 저혈압기(Hypotensive phase): 약 2~3일 후,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며 메스꺼움, 구토, 복부 통증, 심한 요통이 동반됩니다. 피부 점상 출혈이나 잇몸 출혈 같은 경미한 출혈 증상도 나타날 수 있으며,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.
3. 소변감소기(Oliguric phase): 신장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어 소변량이 현저히 줄고, 부종과 전해질 불균형이 발생합니다. 체내 독소가 축적되어 의식 저하나 혼수 상태로 발전할 수 있으며, 투석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.
4. 이뇨기(Diuretic phase): 약 1주일 후부터 소변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신장이 회복되기 시작합니다. 탈수, 저칼륨혈증 등의 부작용이 생기기 쉬워 세심한 치료가 요구됩니다.
5. 회복기(Convalescent phase): 신체 기능이 점차 회복되며, 정상 체온과 소변량으로 돌아오게 됩니다. 수주에서 수개월까지 회복 기간이 필요하며, 신장 기능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는 경우도 존재합니다.
신증후성 출혈열은 약 1~2%의 치사율을 가지며, 중증 환자에서는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. 따라서 증상이 감기처럼 느껴지더라도, 고열이나 요통, 출혈 증상이 동반될 경우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혈액 검사와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. 특히 야외활동 후 이러한 증상이 발생한 경우, 신증후성 출혈열을 강력히 의심해야 합니다.
감염 경로 및 원인
신증후성 출혈열의 주요 원인 바이러스는 ‘한탄 바이러스’로, 설치류 특히 들쥐류가 자연적인 보균 숙주입니다. 이 바이러스는 감염된 설치류의 소변, 대변, 침 등에 포함되어 있으며, 사람이 이를 흡입하거나 접촉함으로써 감염됩니다.
감염은 주로 호흡기를 통해 이루어지며, 눈이나 입의 점막을 통한 간접 감염도 가능합니다. 사람 간 전파는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전염병 확산성은 낮지만, 바이러스를 보유한 설치류의 밀도가 높아지면 감염 가능성은 급증합니다.
설치류는 쌀 창고, 헛간, 곡물 저장소, 군부대 등 사람이 자주 가지 않는 어두운 공간에 서식하기 쉽습니다. 특히 농촌지역에서는 수확기인 가을에 농작물 수거 작업 도중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쉬워 매년 이 시기에 발생률이 높아집니다. 봄철이나 겨울철에도 설치류 활동이 증가하는 특정 지역에서는 지속적으로 감염이 보고되고 있습니다.
설치류 배설물이 마른 뒤 먼지 형태로 공기 중에 떠돌다가 사람이 이를 흡입하는 방식으로 감염되기 때문에, 청소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쉽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. 특히 곡물창고, 야외 보관소, 오래된 농기구 등이 주요 위험 지점입니다.
실생활 예방 수칙과 백신 정보
신증후성 출혈열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설치류와의 접촉을 피하고, 이들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정비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방법입니다.
예방 수칙:
- 설치류 접근 차단: 곡물이나 음식물은 밀폐용기에 보관하고, 쓰레기는 즉시 처리해 설치류의 접근을 방지합니다.
- 청소 시 주의사항: 반드시 마스크(N95 등급)와 장갑을 착용하고, 물을 뿌려 먼지를 최소화하며 청소합니다. 배설물이 보이면 먼저 소독제를 분사한 후 처리해야 합니다.
- 야외활동 시 조치: 캠핑, 등산 시에는 긴 옷과 장화를 착용하고, 풀숲에 앉거나 눕지 않으며 돗자리나 방수포를 사용합니다.
- 귀가 후 위생관리: 외출 후 손과 발을 깨끗이 씻고, 입은 옷은 곧바로 세탁합니다. 눈, 코, 입을 만지는 행동은 삼가야 합니다.
백신 정보:
국내에는 ‘한타박스(Hantavax)’ 백신이 허가되어 있으며, 다음과 같은 대상자에게 접종을 권장합니다.
- 군인 및 군무원
- 농업, 임업 종사자
- 산림청 및 야생동물 관리 관계자
- 자주 야외 활동을 하는 일반인
- 출혈열 고위험 지역 거주자 또는 장기 체류자
접종 일정은 1차 접종 → 1개월 후 2차 접종 → 12개월 후 3차 접종입니다. 백신은 100% 감염을 막지는 않지만, 중증 진행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. 예방접종과 함께 일상 속 위생 관리도 병행해야만 효과적인 감염 예방이 가능합니다.
결론
신증후성 출혈열은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감염병이지만, 실제로는 중대한 신장 합병증과 심각한 증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입니다. 특히 농작업, 캠핑, 군 생활 등 야외 활동이 많은 사람은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. 증상이 감기처럼 시작되더라도 신증후성 출혈열을 의심해야 하며, 빠른 시일 내에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야 생명을 지킬 수 있습니다.
환경 관리와 개인 위생, 예방 접종을 통해 충분히 방지할 수 있는 질환이므로, 감염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거주하거나 자주 출입하는 분이라면 지금 바로 예방수칙을 점검하고, 보건소에서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.